쿠팡 날자… 네이버 재평가론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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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유율 1위인데 시총 61兆
오늘 장중 주가 2.14% 올라

쿠팡이 11일(현지시간) 상장 첫날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이 100조 원에 육박하면서 국내 전자상거래(e커머스) 점유율 1위인 네이버 시총을 뛰어넘었다. 쿠팡과 네이버의 대결이 치열해질 전망인 가운데 시장에서는 실제보다 저평가돼 있는 네이버의 기업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0분 현재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2.14%(8000원) 오른 38만1500원에 거래됐다. 이 가격이라면 네이버 시총은 62조6664억 원(전날 종가 61조 원)으로 쿠팡이 전날 뉴욕증시 상장 첫날 기록한 99조7000억 원에는 여전히 많이 뒤처져 있지만 향후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효석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쿠팡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에 힘입어 네이버쇼핑의 재평가가 진행 중”이라며 “네이버쇼핑 할인율이 현재 70%에서 점차 축소되면 네이버 기업가치도 104조~122조 원으로 상향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평가론이 고개를 드는 이유는 네이버가 e커머스 시장의 16.6%로 쿠팡(13%)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e커머스 시장에서 두 기업 간 사업 모델 차이로 쿠팡 대비 높은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쿠팡은 직매입을 하며 유통을 핵심 사업으로 끌어가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물류나 배송 측면에서 한발 빠져 있는 중계 플랫폼으로 인식된다.

증권가에서는 네이버 플랫폼의 확장성과 글로벌 측면에서 1~2년이면 단점을 보완해 할인율을 빠르게 낮춰 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최대 인터넷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온·오프라인 사업 영역을 넓혔다. 쿠팡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 진출 이외에 사업 대부분이 유통과 물류에 한정돼 있다. 이 연구원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된다면 국내 e커머스 사업자로선 첫 사례로 쿠팡 대비 밸류에이션 할증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정보기술(IT) 기업들의 IPO가 이어지면서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통한 인력 확보전도 맹렬해질 전망이다. 쿠팡은 상장 첫날 주가가 41%가량 오르면서 주당 차익 실현이 주당 35달러에 달해 스톡옵션 규모도 덩달아 31억2553만 달러(약 3조5412억 원)로 뛰었다. 네이버는 최근 MZ세대 직원들의 성과급 불만에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 1900만 주를 지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