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극단적 선택 네이버… 최인혁 COO 직무 정지 진정성 논란

네이버파이낸셜 CEO 직책은 유지…“책임지고 물러나야” 주장도 제기

네이버가 최근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한 직원과 관련된 임원들에 대해 직무정지 결정을 내렸음에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의 경우 네이버 COO·네이버 비즈CIC(사내독립기업) 대표 등 네이버 직무를 제외한 계열사 직무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네이버 안팎에선 이번 사건에 깊이 연루돼 있는 최 COO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설사 당장 사퇴하지는 않더라도 네이버 자체 조사 기간 동안 모든 직무에서 손을 떼는 게 상식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조사 중인 네이버 리스크관리위원회는 최 COO와 해당 피해 직원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책임 리더 등의 직무정지를 권고했고 네이버는 이를 수용해 임원 직무를 정지시키기로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조사 결과에 따른 리스크관리위원회 결정이 나오면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화일보 취재 결과, 최 COO의 직무정지는 네이버에만 국한됐다. 최 COO가 현재 겸직하고 있는 네이버파이낸셜 CEO 직무는 그대로 유지된다. 다시 말해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업무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COO 직무는 정지되지만 네이버파이낸셜 CEO 직무는 이와 상관관계가 적기 때문에 유지된다는 설명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 플랫폼을 활용한 정보기술(IT)·금융 융합(컨버전스) 사업을 추진하는 곳으로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금융권에선 플랫폼 사업 확장성 때문에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비즈CIC의 경우 8개 네이버 CIC 가운데 하나로 검색과 디스플레이 광고 부문을 담당하고 최 COO는 네이버에서 COO와 함께 비즈CIC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네이버의 이번 조치에 대해 외부의 시선은 싸늘한 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 COO가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네이버가 이번 사건에 대해 통렬한 사과를 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겠느냐”며 “네이버파이낸셜 CEO 직무 유지 결정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고 결과적으로 네이버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이번 직무 정지는 대상자들이 조사에 원활하게 협조하기 위한 조치” 라면서 “네이버 이슈인 만큼 네이버 내 모든 직무가 정지됐고 네이버파이낸셜 CEO 또한 장기 휴가로 부재인 상황이 돼 실질적으로는 모든 업무가 정지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회경·이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