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권 비판’ 44개국 공동성명…文정부, 또 눈치보면서 빠졌다

신장·티베트 등 인권침해 비판
2월에는 北·中 겨냥 성명 불참

캐나다 주도로 중국의 신장(新疆) 소수민족 강제 노동과 홍콩·티베트 인권 침해 등을 비판한 성명에 미국, 일본, 영국 등 전 세계 44개국이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월 국제사회의 중국·북한 등 외국인 구금행위 비판 성명 불참에 이은 것으로 문재인 정부가 중국·북한 눈치를 보느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강화되는 국제 민주주의·인권 레짐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2일 캐나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미국 등 44개국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한 ‘신장 인권 상황에 관한 공동성명’을 통해 “믿을 만한 보고에 따르면 100만 명 이상이 신장에서 자의적으로 구금돼 있고, 위구르인과 다른 소수민족 구성원을 겨냥한 광범위한 감시와 기본적인 자유에 대한 제약이 있다”며 “(중국) 당국에 의한 고문과 비인간적 처벌, 강제 불임, 성폭력, 아동과 부모 강제 분리 등에 대한 보고도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우리는 중국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을 포함한 독립적인 옵서버의 즉각적이고 의미 있으며 제한을 받지 않는 신장 접근을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국가보안법에 따른 홍콩의 기본적인 자유 퇴보와 티베트의 인권 상황 악화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깊이 우려한다”며 “우리는 중국 당국이 인권 의무를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신장·티베트·홍콩 인권침해 상황을 비판한 이번 공동성명에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호주 등 선진국은 물론 아이티, 팔라우, 알바니아 등 개발도상국이나 소국들도 참여했지만 한국은 불참했다. 한국은 2월 15일 세계 55개국이 중국·북한을 겨냥해 발표한 ‘국가 대 국가 관계에서 임의적 구금 반대 선언’에도 불참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공동성명에 대해 “인권 문제에 대한 정치화 및 이중 잣대를 반대해야 하며, 중국에 대한 정치적 동기와 근거 없는 비난에 반대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워싱턴=김석 특파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