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디지털 전환 등 ‘장기 메가트렌드’ 대응을”

■ 문화산업포럼 2021 -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단기적 요인에 집중하면 안돼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 추구를”

현재 진행되는 글로벌 산업 질서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중 패권경쟁과 코로나19 등과 같은 단기적 요인에 집중해서는 곤란하며, 저변에 가려진 메가 트렌드를 대상으로 본질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날 ‘문화산업포럼 2021’ 제1세션 ‘신(新) 산업 질서와 도전’ 강연을 통해 “이전에 이미 오랜 기간 진행돼온 인구구조의 변화, 저성장 경제로의 진입, 기후 변화, 디지털 전환 등 ‘장기 메가 트렌드’가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교수는 “전 세계는 지금 새로운 시대 전환을 경험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폭하고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부터 시작된 미국발(發) 국제정치 지진, 미·중 패권경쟁 등으로 글로벌 정치·경제 질서 재편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를 관통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큰 게임체인저임은 분명하나, 이들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새로운 산업 질서는 장기적 메가 트렌드와 세계화가 긴밀히 얽힌 결과물”이라고 진단했다.

전 세계 경제성장률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 충격이 지난해에 비해 올해 다소 회복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착시현상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분석했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은 무역 분쟁보단, 기술 패권 경쟁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 교역 둔화는 패권 경쟁 이전인 지난 2006년부터 이미 둔화돼 왔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미국, 중국과 협력 관계에서 중시해야 할 부분은 향후 초연결 기술사회에서 어느 나라의 전략이 더 우세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양국의 내외부 리스크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본질에 주목한 시대전환 대비를 위해 ‘혁신’과 ‘연결’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혁신과 관련해 정 교수는 “미국의 혁신경제법(USICA)에 거론된 10대 기술 영역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최근 유행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도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와 기술 혁신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강조되고 있는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초연결 사회에서 연결의 관점을 주시해야 한다”며 “연결 범위를 확장하고 편중된 경제 파트너로서의 중국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글로벌 공급망 다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