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택배노조 1700명 파업… 벼랑끝 자영업자 이중고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CJ대한통운 택배 기사들이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 등을 촉구하면서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 28일 오전 경기 성남시 CJ대한통운 성남수정터미널에 운송 차량들이 멈춰서 있다. 김선규 기자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개선 요구
사측 “절반 기사에게 배분” 반박
성남·울산·창원 등 차질 예상

연말 물류 성수기를 맞아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CJ대한통운본부가 사회적 합의이행을 촉구하며 28일부터 올 들어 4번째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택배노조는 경기 성남시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에서 집회를 열고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선언했다.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 택배기사는 2만여 명으로, 노조원은 2500명 정도다. 이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택배노조는 오는 29일과 3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동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파업대회를 두 차례 열 예정이다. 택배노조는 지난 23일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찬성률 93.6%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택배노조의 주된 요구는 택배요금 인상분 분배 개선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마련된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된 요금을 자사의 추가 이윤으로 챙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은 “올해 택배비 인상은 노조 주장과 달리 평균 140원 올랐으며, 택배비가 인상되면 인상분의 절반가량이 택배기사에게 배분된다”고 반박했다. 노조 측 사회적 합의 불이행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합의안의 골자는 분류 작업을 제외해 택배기사의 작업 시간을 주당 60시간 이내로 줄이는 것인데 노조의 파업 요구안은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쟁의권이 있는 노조원은 전체 CJ대한통운 배송 기사 중 8.5% 정도로 일부 배송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경남 창원과 경기 성남, 울산 등 노조 가입률이 높은 일부 지역에서는 물류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파업 상황을 파악한 후 송장 출력 제한이나 직고용 배송 기사 파견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지난 27일 입장문을 내고 “택배노조는 올 들어 이미 세 번의 파업을 강행했고, 정부 및 정치권의 개입과 사회적 합의가 매번 뒤따랐지만 택배노조는 연말연시 성수기의 택배 물량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사항만을 관철시키려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판매로 간신히 명맥을 잇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생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어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