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상납 여부’ 보다 증거인멸 시도가 핵심쟁점

성상납은 윤리위서 입증 못해
경찰 수사 통해서 밝혀질 전망
증거인멸 교사땐 품위유지 위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이 대표가 실제로 성상납을 받았는지, 성상납 사실을 무마하기 위해 증거인멸을 시도했으며 그에 따라 당원(당 대표)으로서의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다.

이 대표의 징계와 연관된 첫 번째 쟁점은 성상납 의혹 자체에 대한 사실관계다.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서울구치소에서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대표는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 대전 유성구에서 두 차례 성상납을 제공한 것을 포함해 2016년까지 20여 차례 걸쳐 이 대표를 접대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는 당시 경찰 접견 조사가 끝난 뒤 “김 대표가 성상납 당시 구체적인 정황과 장소, 접대 여성의 신상까지 진술했으며, 범죄 사실은 특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매매 알선수재의 공소시효(7년)가 만료돼 법리 적용이 어렵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이 대표가 2016년까지 성상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포괄일죄(범행 수법이 비슷한 경우 하나의 죄로 간주)가 적용돼 수사 및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성 접대를 받은 적이 없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윤리위는 이 대표의 성상납 여부는 입증이 쉽지 않아 징계 심의 대상에서는 제외해 명확한 사실관계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윤리위 징계 심의의 직접적 대상은 이 대표가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측근인 김철근 당 대표 정무실장을 시켜 의혹 제보자를 만나 증거인멸을 교사해 당원으로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다. 앞서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이 대표의 성상납 의혹이 나온 뒤 김 실장이 지난 1월 제보자 장모 씨를 만나 ‘성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으면서 ‘7억 원 투자 유치 각서’를 써줬다”고 주장하며 이 대표를 당 윤리위에 제소했다. 이에 이 대표 측이 장 씨에게 유리한 증언을 해달라는 대가로 증서를 써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지난해 말 가세연 방송 직후 장 씨가 먼저 연락을 해 와 김 실장에게 ‘만나보라’고 얘기한 게 전부”라는 입장이다. 김 실장도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증거인멸도, 어떠한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도 없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