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강했던 ‘힌남노 2시간’

955hPa… 사라·매미 이어 3위
4시50분 거제 상륙 7시 동해로

폭풍 반경지역, 포항 등 큰 피해
포스코 공장선 화재 발생하기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물에 잠긴 포항...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 이마트 매장 일부와 도로 등이 침수됐다. 연합뉴스

‘괴물 태풍’ 힌남노가 강력한 세력을 유지한 채 6일 오전 4시 5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 2시간 20분여 만에 동해 상으로 빠져나갔다. 상륙 당시 중심 기압은 955.9헥토파스칼(hPa)로 태풍 ‘사라’ ‘매미’에 이어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최대풍속은 초속 37.4m로 ‘강’의 강도를 지닌 채 남해안 지역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곳곳에서 건물과 도로 침수 피해 등이 속출했다. 다만 경로가 남동쪽으로 누우면서 내륙에 체류하는 시간이 짧았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이날 경남 거제시 부근으로 국내에 상륙, 오전 6시 부산 등 경남권 동부를 지나 오전 7시 10분쯤 울산 앞바다로 빠져나갔다. 상륙 당시 중심기압은 955.9hPa로 954hPa을 기록한 2003년 매미와 유사했고 951.5hPa을 기록한 1959년 사라보다는 높았다.

최대풍속은 태풍 강도상 ‘강’에 해당하는 초속 37.4m로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세기였다. 순간 최대풍속은 제주에서 관측된 초속 43.7m였다. 기상청이 예보한 최대 풍속 초속 60m의 강풍은 불지 않았다. 기상청은 일 최대 풍속으로는 역대 8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힌남노의 중심부가 제주도를 거쳐 거제와 부산, 울산을 차례로 지나치면서 폭풍 반경에 든 지역들을 중심으로 거센 바람과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4일부터 6일 오전 9시까지 제주도(윗세오름)에는 1184㎜ 이상의 비가 내렸다. 포항의 구룡포에는 이날 오전 7∼8시에만 111.0㎜의 비가 쏟아져 지난 2016년 태풍 차바에 이어 두 번째 1시간 최다 강수량을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인명 피해는 4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망 1명, 실종 2명, 부상 1명이다. 제주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학교시설물, 가로수, 전신주 등이 쓰러지고, 1만644가구(제주시 8418·서귀포시 2226)의 정전이 발생해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경북 포항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선 이날 오전 7시 17분 태풍 영향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오전 11시 현재 소방당국이 진화 중이다.

인지현·곽선미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