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중대본 회의 한덕수 국무총리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尹-전공의 첫 대화 이후…
대통령실 “전공의 입장존중할것”
한총리 이틀째 유연한 소통 강조
2000명 증원 조정 여지 열어놔
사회적 협의체서 대안 검토될듯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의 첫 만남 이후, 윤 대통령이 ‘열린 마음으로 의료계와 지속적 대화’ 의지를 보여 의정 갈등의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협의체’에서의 의료계와의 대화를 통해 의대 정원 규모가 일부 조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의대 증원 폭의 조정 여지를 열고, 4일 박 위원장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의료계를 상대로 점점 유연해지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열려 있고, 열린 마음으로 의료계와 계속 대화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는 전공의와 이제 막 대화의 물꼬를 텄다”며 “유연하게, 그러나 원칙을 지키며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과 한 총리가 이틀 연속 ‘유연한 대화’ 방침을 밝힌 것이다.
박 위원장은 전날 만남에서 2000명 증원안의 문제점, 의료체계 전반의 문제점 등에 대해 폭넓게 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고령화 등에 따른 의사 증원 필요성 등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서로의 입장을 설명한 것이고, 상대 주장을 반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만남 이후 대통령실은 “대통령은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들의 입장을 존중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냈다. 윤 대통령은 1일 대국민 담화 당시, “더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을 가져온다면, 얼마든지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의사 증원 규모’라는 목적어를 뺀 채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번 만남 이후에는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한 논의’라며 논의 대상을 구체화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구성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 전공의 등 의료계가 적극 참여해 의대 증원 조정 등 다양한 의료개혁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사회적 협의체를 통해 ‘5년간 매년 2000명 증원’이라는 정부 입장이 일부 조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0년간 1004명 증원’ 등 연간 증원 규모를 일부 조정하는 대안이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2025학년도 의대 2000명 증원분이 각 대학에 배분된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올해 수치는 조정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학부모나 학생들의 혼란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 만남 이후에도 의료계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은 것은 협의체 운영에 또 다른 변수다. 의료계 내 ‘의견 통일’이 안 되고 있는 데다, 의정 갈등의 핵심인 전공의 단체가 증원 수치 일부 조정이 아닌 ‘의대 증원 방침 백지화’를 강력하게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위원장은 대통령 면담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를 띄웠다.
한편, 정부는 2025년도 전공의 정원 배정 시 비수도권의 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또 중장기적으로 의대 정원과 전공의 정원 비율 연동도 검토하기로 했다.
손기은·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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