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통신요금 인하방안 ‘3大 딜레마’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3사가 지난 27일 2010년 기준 총 1조7000여억원에 이르는 유무선 통신요금 인하방안을 전격 발표했다. 이를 통해 가계통신비(가구당 2.9명 기준) 부담을 월평균 7730원 가량 덜어줄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 이래로 역대 최대규모의 통신요금 인하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통신요금 문제를 둘러싼 ‘3대 미결 과제’가 남아 보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8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통업계가 이처럼 대대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발표했는데도 시민단체의 평가는 인색한 상황이다. 서울YMCA 측은 “소비자 체감효과는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소비자단체 측과 마지막 보루까지 양보했다는 이통업계 측간의 온도차가 이처럼 큰 것은 적정 요금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나 공감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정부의 역할이 여전히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원가보상이나 향후 투자재원 마련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적정 요금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요금인하 방안이 계속 생겨 나도 요금논란은 계속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이통업계는 초당 과금제 도입, 가입비 인하 등과 같은 파격적인 요금인하 방안을 이번에 발표했으나 소비자단체 측은 기본료 및 과금단위 금액 인하 요구로 여전히 맞서고있다.

두번째 문제는 내년에만 5000억원 이상의 요금인하 효과가 예상되는 장기가입자의 약정할인제 도입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 독과점 체제인 이통시장의 경쟁 활성화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안고있다. 약정제 자체가 장기간 가입자를 묶어두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시장경쟁을 통한 요금인하 효과를 약화시킬 수 있다. ‘제4의 이통사’로 불리는 가상이통사업자(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육성을 위해서도 복안 마련이 필요하다.

세번째 문제는 가계통신비 비중이 높은 이유는 요금 자체가 높기보다는 사용량이 워낙 과도한 측면이 절대적인 이유이지만 이에 대한 해결방안은 여전히 없다. 국내 사용자의 월평균 이통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209분)의 1.5배 가량인 319분에 달한다.

김희수 정보통신정책연구원 경쟁정책연구그룹장은 “요금이 5000원을 넘을 때마다 단문메시지를 통해 알려주는 등 부드러운 개입이 오히려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