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주변사람도 위협하는 사회적 범죄”

고 최진실 씨의 전남편 조성민(40) 씨가 숨진 원인이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이른바 ‘목맴사’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조 씨의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 등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들과 협의하에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서울 강남성모병원에서 조 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 씨의 사망시각 등 보다 정확한 부검 결과는 2∼3주 후 나올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과 유족 진술 등 주변 정황 등을 살펴봤을 때 자살 이외의 다른 사인이 나올 확률은 거의 없다”며 “다만 정확한 사망시각 등을 확인하기 위해 부검을 실시했다”고 말했다.

최 씨와 동생 최진영 씨 남매에 이어 조 씨마저 극단적 선택을 해 남겨진 두 자녀에 대한 안타까움과 걱정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살이 주변 사람에게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자살 예방 못지않게 유가족 보호 장치를 마련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세계보건기구(WHO) 자살예방지침서 등에 따르면 한 사람이 자살했을 경우 그 충격이 평균 6명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국내 자살자수가 1만5905명에 달하는 등 해마다 1만5000∼1만6000여 명의 자살자가 발생하는 만큼 유족과 친구 등 자살에 따른 영향을 받는 사람이 연간 10만 명에 달한다는 추산이다. 국내에서 주변 사람들의 자살로 인해 충격을 받는 누적 인원이 60여 만 명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다.

가족 구성원의 자살은 한 가정을 파괴하기도 한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는 가족 가운데 자살자가 있는 경우 자살 가능성이 4.2배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살의 사회적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고 유가족에 대한 심리회복 프로그램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설동훈(사회학) 전북대 교수는 “국내에서는 흔히 자살을 미화하거나 동정하는 측면이 강하지만 사실 자살은 사회적 악영향을 미치는 일종의 범죄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정아(심리상담치료학) 건양대 교수는 “자살자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 중 죄책감으로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이 다수”라며 “유가족을 돕는 사후 프로그램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