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들 덕에”… ‘종교인 과세’ 반대한 이재오의 민낯

與 김을동 등 속내 드러내
본회의 贊 195·反 20 통과

종교인에 대한 과세 등을 골자로 하는 소득세법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김을동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 부의장 등 여야 중진 의원들이 황당한 논리로 종교인 과세에 반대해 국회의 수준을 스스로 낮췄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소득세법 개정안은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195, 반대 20, 기권 52로 통과됐다. 반대한 의원 20인 중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종교인 과세 도입을 2년 유예하면 실제 도입이 불투명하다”는 즉각적인 과세론자도 포함돼 있다.

일부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종교인 과세와 함께 담긴 소득세법 개정안의 다른 내용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 의원과 이 부의장 등 일부 의원들은 종교인 과세 방침 때문에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공개적으로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입장도 내놨다.

이 의원은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금까지 우리 당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해 서로 간섭을 안 해 왔다”며 “서울과 수도권 목사님들이 기반을 만들어 줘서 그나마 근소한 차이로 이기는 것”이라는 취지의 황당한 발언을 했다.

이 의원과 김한표 의원 등은 ‘왜 굳이 민감한 부분을 우리가 건드려야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최고위원도 “왜 우리가 십자가를 짊어져야 하나”며 거들었다. 앞서 이 부의장은 새정치연합 원내대책회의에서 “신앙인이 하나님과 부처님께 바친 돈에까지 세금을 물린다면 저승에 가서 무슨 낯으로 그분들을 뵐 것이냐”는 황당한 반대 발언을 했다.

국회 관계자는 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종교인 과세는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국민개세주의’에 따른 것”이라며 “2년 유예에 각종 공제 혜택도 많아 실제 부과되는 세금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종교인에 대한 과세는 2018년부터 이뤄진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