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논단>북한식 평화는 ‘남조선 해방’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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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환 경남대 석좌교수 前 駐파키스탄 대사

북한은 1971년 이후 한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및 미국 등과 대화하면서 핵무기와 고도화된 미사일을 완성해 한국 전역과 세계 어디든 타격할 체제를 갖춰 가고 있다. 윤석열 제20대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운동 중, 북한이 대량파괴무기(WMD)로 한국을 공격할 징후가 확실해지면 ‘선제타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북한의 공격을 막을 사드(THAAD)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재명 여당 후보는 “전쟁을 불러올 주장”이라며 맹비난했다.

참고로, 북한은 일반적인 평화와는 다른 평화를 추구해 왔다. 1968년 출판된 ‘김일성 저작선집’ 제4권은 ‘진정한 평화는 제국주의자들이 소멸된 상태의 평화를 의미한다’고 규정한다. 김일성은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 발표 후인 그해 11월 30일∼12월 2일 서울에서 열린 회담에 참석하고 돌아온 북한 대표단에 “남조선을 해방하고 조국을 통일하기 전에는 우리에게 평화란 있을 수 없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교시했다. 그리고 ‘김일성 수령’에 이어 그의 아들 김정일과 손자 김정은은 지금도 제국주의자가 소멸된, ‘진정한 평화’ 구현을 위해 주한미군 철수에 골몰하고 있다.

그런데 여당 후보는 지난 대선 중 “대통령이 되면 즉시 THAAD 다 뜯어 미국에 보내고 미국과 전쟁할 각오하고 미군을 다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더해 그는 “평화는 아무리 비싸도, 아무리 자존심 상해도, 아무리 기분 나빠도, 아무리 화가 나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전쟁보다 나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핵무장에 대비하자는 주장들은 한반도가 핵 전쟁터가 되도록 국민을 선동하는 것이라면서 THAAD 추가가 안보 위기를 초래해 평화와 통일을 점점 멀어지게 한다고 강변했다.

여당 후보의 주장은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 이게 조선의 평화를 위한 거다”라고 한 친일 매국노 이완용의 말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야당 후보의 주장은 ‘평화를 원하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라틴어 경구에 바탕을 두고 있다. 윤 당선인 전략의 기본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로 공격하려고 할 때, 북한도 선제공격이나 즉각 반격을 받아 절멸될 수 있다는 위협을 주는 ‘공포의 균형’에 의한 억지력으로, 북한이 극단적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대선 중 야당 후보의 주장은, “다투는 두 나라 중 핵 위협을 받는 나라가 핵 반격 수단이 없으면 1945년 8월 미국의 히로시마(廣島)·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 후 일본처럼 완전히 파괴되거나 무조건 항복이라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한 한스 모겐소 시카고·뉴욕시립대 교수의 경고에 따른 핵 대비책에는 미치지 못하는 만큼 보강이 필요하다.

결국 국민은, 주한미군을 철수시킨 ‘북한식 평화’와 아무리 나쁜 평화라도 전쟁보다 낫다는 여당 후보의 ‘구걸하는 평화’를 버리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발전시켜 가면서 북한이 WMD를 쓰지 못하도록 억지력을 키워 대비하자는 제1 야당 후보인 윤 당선인의 ‘당당한 평화’를 택했다. 그런 만큼 윤 당선인은 국민의 선택대로, 그동안 국민을 걱정하게 한 안보 태세를 정비하고 신(新)냉전시대로 재편되고 있는 국제 안보 질서에서 우방 동맹들과의 관계를 좀 더 밀접하게 하여 한반도의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