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5차 세계산림총회 개회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9일 퇴임 전 마지막 사면을 단행할지 주목되는 가운데 청와대 등 정부 내에서는 “실행이 어렵다”는 기류가 흐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일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청와대 내에서는 문 대통령 퇴임 전 사면 단행과 관련해 ‘안 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사면을 단행하기 위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가 이 같은 기류의 첫 번째 배경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국무회의가 3일 예정돼, 적어도 하루 전인 이날에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에 소집 통보가 전달돼야 한다. 이를 받은 심사위가 회의를 열고 사면 대상에 대한 적절성 여부를 판단한 후 다시 국무회의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아직 심사위에 사면 대상 등 어떤 내용도 통보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면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과 사면 단행 자체에 대한 각종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도 청와대의 고민을 깊게 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이 사면 대상으로 유력히 거론되고 있지만, 찬반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사면 찬반 의견을 물은 결과,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성 응답은 40.4%, 반대는 51.7%로 집계됐다. 김 전 지사의 경우 찬성 28.8%, 반대 56.9%, 정 전 교수 사면에는 찬성 30.5%, 반대 57.2%였다. 이 부회장은 찬성 68.8%, 반대 23.5%로 찬성 의견이 높았지만, 청와대 입장에서는 다른 거론 대상과 형평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도 사면 단행 자체에 반대하고 나섰다. 진보 성향 단체인 참여연대는 이날 “사면권은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이기는 하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사면은 없어야 한다”며 “법과 원칙의 적용에 예외를 반복하는 방식은 사회통합을 가져올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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