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화력발전소 미세먼지 50㎞ 날아 서울까지 온다

환경정책평가硏 보고서
화력발전소 환경대책 시급

수도권 전력의 25%를 공급하는 인천 옹진군 ‘영흥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가 50㎞를 날아 서울과 경기 지역 대기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0년까지 8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비롯해 화력발전소 14기가 증설될 예정이어서 화력발전소에 대한 환경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이 내놓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사업장의 대기질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영흥화력발전소가 배출하는 대기오염 물질은 50∼70㎞ 떨어진 지역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남·서부와 인천 전 지역, 경기의 상당지역이 영흥화력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영향권 아래 놓여 있다. 발전소는 반경 70㎞ 지역의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농도에 0.3∼0.7, 반경 50㎞ 지역의 이산화황 농도에 0.4∼0.9의 상관성(1에 가까울수록 높음)을 보였다.

발전소가 있는 영흥도의 대기 질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수도권의 미세먼지 농도는 대기관리 기본계획이 수립된 2005년 이후 꾸준히 감소했지만, 영흥도는 2005년 발전소가 준공된 이후 대기오염 물질 배출이 급증했다. 보고서는 현재 발전소로부터 10㎞로 규정된 환경영향평가범위 가이드라인을 현실에 맞게 늘리고, 사전 영향평가를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미세먼지 국내 배출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화력발전소에 대한 대책 마련에 손을 놓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새로 들어설 화력발전소가 집중된 충남과 강원 지역에는 환경부가 운영 중인 도시대기 측정소가 각각 7곳에 불과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권대기관리법상 수도권 이외 지역 발전소와 관련한 정책을 펴는 데 한계가 있다”며 “대기오염 물질 배출 허용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